로봇이 미래가 아니라 현장이 된 순간들

mkt vd's avatar
Feb 09, 2026
로봇이 미래가 아니라 현장이 된 순간들

“여든이 넘어서 이런 세상이 올 줄은 몰랐어요.”

“기계가 사람처럼 움직이는데, 직접 보고도 믿기지가 않네요.”

서울 영등포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바라보던 한 어르신의 말입니다. 로봇 앞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고, 다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거나 질문을 던지는데요. 이 장면이 유독 인상 깊었던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로봇이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 반경 안으로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로봇이 편의점을 관리하는 실험

롯데이노베이트가 공개한 미래형 편의점 ‘AX Lab 3.0’은 그런 변화를 잘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AI가 함께 매장을 관리하고 고객을 응대합니다. 상품 위치를 안내하고, 행사를 소개하고, 결품 여부나 매장 상태까지 살피는데요. “아, 로봇을 그냥 세워두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일을 시키려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죠. 이제 로봇은 보여주기용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손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존재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사실 로봇은 이미 매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화제가 되다 보니 마치 로봇이 이제 막 현장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로봇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매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서빙로봇과 청소로봇입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고, 병원이나 쇼핑몰, 호텔에서 바닥을 청소하는 로봇들. 이제는 낯설기보다는 “아 여기도 로봇 쓰네” 정도의 풍경이 됐습니다. 브이디로보틱스의 서빙로봇과 청소로봇 역시 2019년부터 이미 다양한 매장에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서빙을 돕고, 직원 동선을 줄여주고, 영업이 끝난 뒤에는 조용히 바닥을 정리합니다. 현장에서는 없으면 아쉬운 존재가 됐다는 얘기도 자주 나옵니다.

휴머노이드는 ‘다음 단계’, 서빙청소로봇은 ‘이미 검증된 단계’

이렇게 보면 역할이 조금 다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면, 서빙로봇과 청소로봇은 이미 비용효율안정성 측면에서 검증을 마친 로봇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많은 매장에서는 “언젠가 휴머노이드를 쓰게 되더라도, 지금 당장은 서빙청소로봇이 훨씬 현실적이다”라고 말합니다. 로봇 도입이 전시용 이벤트가 아니라 운영 효율을 위한 선택이 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트에서 로봇을 파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이마트가 로봇 상시 판매 매장을 연 것도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3천만원이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당장 많이 팔릴 거라고 기대하진 않겠지만, 사람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질문해보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됩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이미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반려로봇, 돌봄로봇, 교육용 로봇들이 조금씩 판매되고 있습니다. 로봇이 “살 수 있나”를 넘어 “우리 공간에 쓸 수 있나?”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거죠.

로봇은 이미 선택지가 됐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로봇, 마트에서 전시되고 판매되는 로봇,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서빙로봇과 청소로봇. 이제 로봇은 대단한 미래 기술이라기보다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지만, 사람이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맡아주는 존재. 그래서 로봇 이야기를 할 때 이제는 이런 질문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이 로봇, 우리 매장에는 어디까지 써볼 수 있을까?” 로봇은 지금, 아주 조용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현장 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Share article